삶의 지혜

인생은 유한하다 其 三

운정서실 2025. 12. 15. 17:22

인생은 유한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감정표출도 유한해야 한다. 좋아하는 감정이나 싫어하는 감정이나 어지간해야 한다. 지나치면 화근이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어느덧 호오과잉사회(好惡過剩社會)가 되었다. 감정표현이 어정쩡한 사람들은 살기가 힘들다. 걱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걱정이다.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고,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감정이나 싫어하는 감정을 표현할 필요도 있다. 다만 그 표출이 적정해야 한다. 감정표현이 언제나 칼끝처럼 날카롭거나 거칠기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지독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호감과 악감이 언제나 반대개념인 것도 아니다. 사람은 같은 대상에 대해 좋아하는 감정과 싫어하는 감정을 함께 가질 수도 있다.

 

이성과 감정을 대조해 설명하는 경우도 있으나, 양자가 반대개념은 아니다. 양자가 일관되거나 상호보완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 상호경계설정의 방법으로 이성과 감정은 상생의 조화를 형성할 수 있다. 옳은 이성에 기초한 감정, 옳은 이성의 승화로서의 감정은 이성과 감정의 일치와 조화를 이룬다. 이성이 설정해주는 한계를 전혀 무시하고 날뛰는 감정은 파국을 부른다. 반면 감정적 필요를 짓밟기만 하는 이성적 행동은 윤활유가 말라버린 기계처럼 인생을 삭막하게 한다.

좋아하는 감정의 과잉화·극단화는 흔히 집착이나 중독이라는 말로 설명되는 병리이다. 좋아하는 감정이 지나쳐 이성을 잃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의 어떠한 잘못도, 어떠한 죄악도 인정하지 않고, 인정하지 못하는 환각상태에 빠진다. 그게 산업화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이른바 집착형 팬덤 현상의 특징이다.

 

싫어하는 감정의 극단화로 이성이 마비되면 대상의 악마화라는 환각에 빠진다. 싫어하는 감정이 이성을 마비시키면 그 표현이 천박해지고 잔인해져 간다. 감정표출방법의 천박성과 잔학성은 끝없이 에스컬레이트된다. 증오와 저주의 천격스러운 언동은 전염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천한 언어는 품위 있는 언어를 몰아낸다.

 

호오감정(好惡感情)의 극단화풍조 때문에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를 치유할 방도 또한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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