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비평

정치판의 집착형 팬클럽

운정서실 2020. 4. 11. 12:52

  

 

    산업화이후사회에서 흔히 보게 되는 사회심리학적 병리 가운데 하나는 과잉집착이다. 그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있고 종교나 다른 사물일 수도 있다. 사이비종교의 광신자(fanatic), 애완견 또는 반려견에 대한 지나친 애착, 특정 연예인을 필사적으로 좋아하는 광팬(狂 fan),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이념편향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정치판에서는 '자기편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집착형 팬클럽정치의 양태로 과잉집착행태가 나타난다. 어떤 정치인이나 정파를 맹신 또는 광신의 수준까지 지지하는 집단을 나는 정치판의 집착형 팬클럽이라 부른다. 무릇 인간의 희로애락 분출이 사회상규를 크게 벗어날 때 그것은 병리적인 현상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팬클럽의 극단적 집착을 사회심리학적 병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유유상종으로 모여 집착형 팬클럽을 형성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세력감을 갖게 되거나 다수의 또는 권력자의 호응과 비호가 있다고 믿게 되면 그들의 일탈과 기행(奇行)은 끝을 모르게 된다. 집착형 팬클럽들이 세를 모아 표(票: 공직선거의 지지표)를 몰고 다니게 되면 권력자들 또는 권력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고, 그들을 옹호하는 제스처를 보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집착형 팬클럽 가담자들의 유일한 가치판단기준은 내편인가 아닌가를 가르는 기준이다. 내편에 대한 평가에서는 이성이 상실된다. 그들에게 내편의 잘못이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내편의 잘못이란 절대적 불가능이다. 내편의 잘못을 말하는 사람은 악이며 적이다. 이런 사상으로 무장한 집착형 팬클럽들이 큰 세력을 형성해 정치판을 뒤흔들면 규칙 없는 싸움판이 벌어진다. 나라가 온통 시끄럽고 불안해진다. 힘이 정의라는 신조만이 지배하게 된다. 도덕규범은 말할 것도 없고 법규범까지도 무력화되고 조롱된다. 가열되어가는 힘의 대결에서 힘을 잃으면 어떤 참혹한 꼴을 당하는지 잘 아는 팬클럽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의 수위를 높여간다. 그 과정에서 클럽내부의 응집력은 높아지고 그만큼 적대세력에 대한 적개심은 높아진다. 유권자들은 그런 대결에 따라 투표결정을 극단화한다. 팬클럽들의 극한대립은 유권자들의 분열을 극단화한다. 클럽들의 극단대립과 유권자들의 극단대립은 상승작용을 하는 것 같다. 민심이 순화되고 극단적인 집착형 팬클럽들의 독기가  중화되어야 나라가 편할 것이다. 시운과 국운이 온화한 세상을 만드는 쪽으로 기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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