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뭐 별다른 게 있겠는가. 아카데미(대학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아카데미 구성원집단은 전체 인구의 축소판이다. 전체 인구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있듯 아카데미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전체 인구에서처럼 아카데미 구성원 대다수는 본업에 충실하지만 일부 돌출행동자들, 일탈자들도 있다. 내가 아카데미의 돌출행동자 또는 일탈자라 부르는 사람들의 예로 세상을 뒤엎으려는 어떤 사상에 매몰된 사람, 일찍이 정치에 뜻을 두고 권력을 잡아 세상을 호령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 사회개혁운동을 위해 일신을 불태우려는 사람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돌출행동자들의 휘황한 활동은 세인의 이목을 독차지한다. 대중은 그들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을 학문의 길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로, 아카데미의 대표적인 인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거대한 팬클럽을 몰고 다니기도 한다. 대중이 그들을 영웅으로 본다면 본업 밖에 모르고 사는 아카데미 구성원들은 무명용사라 할까.
본업은 소홀히 하면서 아카데미의 울타리 밖에 나가 요란한 활동으로 입신양명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하는 돌출행동자들의 인생관이나 행적을 놓고 왈가왈부하기는 어렵다. 각자의 인생은 각자의 것이니까. 그러나 그들이 아카데미에 끼치는 피해는 비판해야 한다. 바깥세상에 뜻을 둔 사람들은 몸까지도 아카데미에서 벗어나는 것이 순리이다. 바깥에서 투쟁을 하든 영화를 누리든 아카데미의 자리는 본업 이행 이외에 다른 재주가 없는 사람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그런데 가엾은 아카데미는 돌출행동자들을 몰아낼 의지도 능력도 없다. 아카데미를 베이스켐프로 사용하는 데 맛을 들인 돌출행동자들은 좀처럼 아카데미의 자리를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아카데미의 덜미를 결코 놓아주지 않고 자기에 관한 뉴스와 아카데미가 함께 거론되게 만든다. 어느 대학의 교수라는 것이 꼭 언급되게 만든다. 대학의 불쌍한 이름은 덜미가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월급은 아카데미에서 받고 일은 다른 데 가서 하려는 사람들을 어찌하면 좋다는 말인가. 본인들이 나가지 않고 버티는데 아카데미는 그들을 밀어낼 힘이 없다. 문제해결을 위해 대중이 나서 주기 바라는 것은 백일몽일까. 아카데미에 사는 다른 사람들(대중적 영웅이 아닌 사람들)의 처지도 대중이 헤아려주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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