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의 발생순서나 인과관계가 모호할 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거기에 정치 그리고 국가의 수사기관을 대입하면 양자 간의 인과관계가 결코 모호하지 않다. 닭을 타락한 정치라 하자. 타락한 수사기관을 달걀이라 하자. 이 경우 닭이 먼저인 것은 분명하다. 정치가 타락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타락한 것이다. 수사기관이 타락했기 때문에 정치가 타락하게 되었다고 우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정치의 타락이 원인이고 수사기관의 타락은 결과이다. 썩은 정치와 썩은 수사기관은 상승작용을 하지만 작용의 순서는 썩은 정치가 먼저이다. 썩은 정치가 썩은 수사기관의 잘못을 탓하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정치의 허물은 덮어두고 수사기관의 개혁만을 부르짖으니 한심하다. 잘못된 정치가 수사기관을 제대로 개혁할 수는 없다. 자의적이고 당파적인 변동만이 가능하다.
정치가 먼저 깨끗해지고 바로 서면 수사기관은 저절로 바로 서게 될 것이다. 정치개혁에 앞서야 하는 것은 국민의 바른 이성을 일깨우는 일이다. 국민이 각성한 연후에 정치개혁이 가능하다. 마지막이 수사기관의 개혁이다. 지금은 그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다. 국민이 바른 판단을 하면 정치가 썩을 수 없고, 정치가 바로 서면 수사기관이 썩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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